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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치

김방주
 

전시 기간: 2021. 12. 16 – 12. 30

초대 일시: 없음


공-원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4길 9-3

12 - 6 pm(월요일 휴관)

서왕​공원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3가 3-189

(24시간 관람)

기획: 문명기, 이정민

주관: 공-원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김방주 작가, 문명기 대표, 그리고 기획자인 나는 석 달간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 각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부터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하는 것까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기간이었다. 초반의 모임에서 공통으로 동의한 부분은 '재밌는 것을 각자 하는 것'이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의 고정된 결과물을 그리며 시작하는 것은 우리가 지양하는 위계적인 관계를 답습하는 것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구르지 않는 돌, 김방주, 가변설치, 2021

  결국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공-원과 서왕공원이라는 공간의 역사에서부터였다. 문명기는 공-원과 서왕공원의 물리적 공간에서 출발하였다. 전시장이 되기 이전에 상점이었고 가정집이었던 그 공간은 과거의 먼지와 역사가 가득하다. 지금의 단서를 통해서 과거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일상을 쓴다. 그렇게 쓰인 일상은 과거의 역사가 된다. 이정민은 공-원과 서왕공원 옆에 흘렀던 지금은 사라진 강 만초천에 대해 연구하였다. 만초천은 현재는 부재하지만 여전히 물리적, 정신적으로 서울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만초천의 모습을 상상하며 머릿속에 강의 모습을 수복한다. 그렇게 그려진 만초천은 마인크래프트* 게임 속에 디지털화되어 불멸의 모습으로 재구축된다. 플레이어에 의해 얼마든 파괴되고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 물리적 물질과는 상관없는 존재로 아카이브 되는 것이다. 김방주는 혼자 존립할 수 없는 자아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간다. 주변과 관계 맺고 그 영향을 온전히 인지한 채로 작업하는 것이다. 자연스레 몇 달간 교류하게 된 문명기와 이정민에게 영향을 받게 되었다. 문명기의 고정된 공간에 대한 연구와 이정민의 만초천에 대한 연구를 이어받으며 길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한다.

구르지 않는 돌, 김방주, 가변설치, 2021

구르지 않는 돌, 김방주, 가변설치, 2021

  김방주 작가는 전시장을 비워놓고 떠났다. 말 그대로 비우는 행위였다. 시간과 먼지로 가득찬 물리적 공간을 쓸어내고 닦아내었다. 비우는 행위는 다음 단계를 위함이다. 이후에 들어차게 될 새로운 사유와 물질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 그렇게 비워진 공간은 김방주 작가가 전시 기간 동안 전시장 밖을 떠돌며 보내오는 글들로 다시 채워진다.

* 마인드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전세계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게임으로서 정해진 방식 없이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이다. 비물질적 공간을 아카이브하기 위해 최적화되었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이정민이 구축한 마인크래프트 속 만초천이 있는 세상은 김방주 작가의 이동 경로대로 새로 만들어진다. 공-원에서 출발하여 만초천을 따라서 시작된 김방주 작가의 걷기는 마인크래프트에서 가상의 플레이어가 똑같이 따라 걸으며 길을 만들어나간다. 김방주 작가가 보내오는 글과 행위는 마인크래프트에서도 재현되며 김방주 작가의 움직임을 아카이브 한다. 현실과 가상,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전시장 밖 김방주 작가의 행위는 전시장 안과 가상의 게임 속에 기록된다.

방향치 아카이브 프로젝트, 이정민, 마인크래프트 게임, 2021

방향치 아카이브 프로젝트, 이정민, 마인크래프트 게임, 2021

  마인크래프트에서 김방주 작가의 실시간 이동 경로와 동일하게 만들어진 길은 관객에 의해 계속해서 파괴되었다. 길은 중간중간 부서지며 파편화되긴 했지만 절대 단절되진 않는다. 마인크래프트는 원래 계속해서 파괴하고 새로 만드는 행위를 반복하는 게임이다. 사라지고 다시 생기는 행위는 김방주 작가가 길을 걷는 동안도 계속된다. 작가는 길을 걸으며 서왕공원에서의 흔적을 길에서 발견한 것들과 교환한다. 만초천이 끝나는 지점에 존재하던 도자기 조각은 서왕공원에서 온 낙엽, 거미줄, 먼지와 바뀐다. 모든 것은 계속 변하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글/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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