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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줄 스트리밍 프로젝트. 조미낭, 실시간 스트리밍 퍼포먼스, 2021

줄줄줄 FolLOWING

조미낭
 

전시 기간: 2021. 4. 23 - 5. 7

(베타 버전) 2021. 4. 23 – 4. 30

(데모 버전) 2021. 5. 1 - 5. 7

실시간 스트리밍: 유튜브, 트위치

줌(방 번호-586 212 9965, 비밀번호-0101)

서왕​공원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3가 3-189

(24시간 관람)

기획: 이정민

주관: 공-원, 서왕공원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서왕공원은 비탈길에 유리창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유리창으로 이루어진 윈도우 전시장이기 때문에 안과 밖의 구분이 모호하고, 도로변에 있어서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조미낭 작가는 서왕공원에서 한 달간 머무르며 공간의 물리적 특징을 연구한 뒤 비물질적인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방법으로 서왕공원을 재해석하였다. 조미낭 작가는 작업에 앞서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으로 충현동을 탐방하였다. 어느 날 작가는 알 수 없는 출처를 가진 물이 구멍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이는 이번 작업에 시발점이 되었다.

줄줄줄 스트리밍 프로젝트, 조미낭, 실시간 라이브 및 공간 설치, 2021

서왕공원은 경사가 비탈진 곳에 위치한다. 어디든 흘러가고 연결될 수 있는 평평한 공간과 달리 연결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통로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배수를 위해 길 곳곳에 배수관이 있다. 선으로 연결된 배수관 양 끝 구멍은 검은 점으로 존재한다.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구멍을 잇는 연결 통로는 분명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흙 속에, 시멘트 사이에, 벽 속에 묻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공간을 하이퍼링크 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 그 통로 안에는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이동하기 위한 물과 공기, 흙과 먼지의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현대의 디지털 세계에서 시공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물리적인 시공간과 상관없이 어디든 연결되어 즉각적으로 감각하고 반응한다. 그 연결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거의 순간이동처럼 보이고, 하이퍼링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조미낭 작가는 그 즉각적인 연결의 끝점이 아닌 중간 통로에 주목한다. 그 통로 속의 흐름은 배수관에서 물이 흘러가는 것이기도,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기도 하다. 갑자기 생겨난 점처럼 보이는 모든 결과물은 분명한 선을 타고 흘러온다.

  서왕공원에 설치된 12대의 전자기기는 줌,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치에서 실시간으로 서왕공원의 물리적 공간을 스트리밍한다. 각각의 기기는 촬영과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상황을 전시한다. 서왕공원이 카메라 영상으로 담겨 다시 서왕공원으로 흘러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생기는 잔상과 에코 음을 통해서 우리는 하이퍼링크가 지나온 중간지점을 목도할 수 있게 된다. 조미낭 작가가 만들어낸 스트리밍 영상은 마치 충현동 곳곳에 있는 배수관처럼 숨겨진 상태로 물질을 연결하는 흐름을 만들어낸다.

글/이정민

실시간 스트리밍 송출 화면

줄줄줄 스트리밍 프로젝트, 조미낭, 실시간 라이브 및 공간 설치, 2021

나는 실시간을 살고 있는가

 

  실시간으로 재생되고 있는 각종 스트리밍들, 라이브 소통, 화면을 아래로 당기면 막 업로드된 끊임없는 수많은 정보들과 이미지들을 어디에서나 소비하는 우리는 실시간을 살고 있는가? 눈에 보이는 바로바로 올라가는 '좋아요'와 3초 전 달린 댓글에 즉각적인 반응은 현재인가 과거인가.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 누군가에 의해 생겨난 라이브 알림에 기다렸다는 듯이 접속한다. 나는 더이상 지하철에 앉아 노선도 역 이름 위 깜빡이며 한-칸 한-칸 오랜 시간 이동하는 지루한 안내 등을 보며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 30분 전 업로드 된 사진에도 흥미가 떨어져 갔던 참이다. 화면 안 재생되고 있는 모습들에 푹 빠져 있는 동안 나는 마침내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망각하게 된다. 지루했던 시간의 흐름과는 또 다른 뒤틀린 화면의 타이머에 감각을 곤두세운다. 내가 있지 않은 재생되고 있는 장소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함께 몰입한다.

 

  사실상 이미 지나가 버렸을 어느 상황을 바라보며 채팅창에 글을 쓰고 아이콘을 클릭하는 등의 열렬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즉각적으로 돌아올 반응을 기대한다. 내가 이입한 이 순간의 시간은 화면 너머 공간에서 밀려 조금씩 딜레이된다. 클릭으로 시작된 알 수 없는 곳의 실시간에 올라탄 나와 정거장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나의 지금은 다른 곳으로 흐른다.

 

글/조미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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