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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을 접어 만들면

신동민
 

전시 기간: 2021. 1. 12 – 2. 16

초대 일시: 없음


서왕​공원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3가 3-189

(24시간 관람)

기획: 문명기, 이정민

주관: 공-원, 서왕공원

인터넷을 기반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우리는 세상을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고지, 혹은 타자기로 글을 써 내려가던 것과 달리 지금의 글쓰기는 컴퓨터를 이용해 하이퍼링크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듭니다. 그림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실제로 본 풍경을 정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만 그려낼 수 있는 이전과 달리 카메라를 통해 순간을 포착할 수 있게 되며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순차적인 시간의 흐름을 벗어나 과거, 현재, 미래를 얼마든지 잘라내고 붙여넣고 있습니다. 신동민의 작업은 우리 세대가 세상을 감각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뒤섞여 하나의 완성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절단되고 단절된 기억들은 평면으로 포착된 이미지로서 부유하다가 얼마든지 접히고 합쳐져 거대한 회화적 공간이 형성됩니다.

  마치 성좌처럼, 조각들은 서로 단절되어 부유하지만 동시에 그 틈 안에 연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직적이거나 수평적인 흐름이 아닌 산발적인 생성들. 인접한 조각들 사이의 틈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경계선을 흐립니다. 이 기억의 틈에서 만들어지는 생성과 결합은 세상을 감각할 때마다 반복됩니다. 감상자는 신동민이 감각하는 세계 속에서 여러 절단과 접힘, 합침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감각을 엿보게 됩니다.

글/이정민

cut-outs, 신동민, 종이에 아크릴릭, 가변크기, 2020

종이접기 회화


가상과 현실의 혼재 속에서 우리 세대의 인지적 감각은 무수히 중첩되며 흐려지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일련의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시각성을 감지하는 일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시대적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차원의 화면을 입체로 인지하고 삼차원의 실제를 다시 이미지로 인식하는 오늘날의 시각 인지적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구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결과가 바로 종이접기 작업이었다.


  먼저 일상 속 장면을 포착하여 그린 페인팅 작업을 접거나 오려서 입체적인 형태로 재구성하였고 페인팅 작업을 보고 떠오르는 즉흥적인 생각들을 바탕으로 형상을 만들었다. 평면에서 입체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교차하거나 충돌하는 지점이 생겨나는데 그때 발생하는 공간과 부산물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체 간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독특한 회화적 언어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그려진 환영적인 공간과 입체의 형태로 전환되면서 만들어진 실제의 공간은 모호하게 뒤섞이며 새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종이접기 작업을 활용한 입체 콜라주 작업은 그동안 누적된 종이접기 작업의 확장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종이접기 작업은 하나의 형태에 많은 요소들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압축된 형식의 조형을 사용하게 된다. 이 각각의 압축의 형태를 화면 안에 혼합시키고 공존하게 만들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하게 유도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서사 구조의 단편이 되기도 하고 나의 감각과 경험으로 이루어진 풍경이 되기도 한다.


글/신동민

floating shape, 신동민, 종이에 목탄, 13X19㎝(13점) 19X27㎝(12점), 2020

드로잉 작업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추상적인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시각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고 있다. 추상적 감각이나 이야기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감정의 지점을 대상들과 뒤섞어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실재하지 않는 구조물을 상상하는 방식의 드로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드로잉 작업들은 언뜻 보기에 구체적인 형상을 띄고 있어 익숙하게 다가오지만 보는 사람에게 고정된 형태로 머무르지 않고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호기심과 낯선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작업 초기에는 일상 속 낯설게 다가오는 대상들을 촬영하고 그 순간 느낀 낯선 감각과 기억을 대상과 함께 압축하여 하나의 조형적 형태로 표현했다. 그러던 중 점점 사진 매체를 활용하는 방식이 표현의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방법적인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후 사진을 기반으로 하는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였고 현재는 사진 이미지에 의존하지 않고 기억과 감각에 집중하여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형태를 상상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드로잉을 기반으로 여러 형태로 변환되며 그 과정 속에서 완성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드로잉은 그 과정에서 작업의 매개체로서 역할하고 작동하며 그것은 추상적이거나 비가시적인 혹은 귀결되지 못한 상황 등에 대한 감각의 즉각적인 행위이다. 그것은 주로 이미지나 단어 혹은 문장의 형태로 머릿속을 부유하듯 떠오르고 대상은 보편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서 자유롭게 또 다른 이야기로 확장된다.
 

글/신동민

틈을 접어 만들면(전경), 신동민, 가변설치,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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